지난 해 10월 선보였던 주유소의 빨래방 비즈니스를 일본 정유사 ‘에네오스’가 업그레이드했다. 이번엔 단순 빨래방이 아니라 고객의 세탁을 대행하고 세탁물 배달까지 해주는 비즈니스다. 단독형 점포와 주유소 병설형 점포로 나눠 비교 실증까지 들어가면서 사업 가능성을 체크할 예정이다.

일본 주유소시장 점유율 1위 정유사인 ‘에네오스(ENEOS)’가 주유소 유외사업으로 야심차게 추진 중인 빨래방 비즈니스가 더욱 진화하고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부터 일본 가나가와현(神奈川県) 사가미하라시(相模原市) 호시가오카(星ヶ丘Ａ)주유소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에네오스의 빨래방 점포 ‘ENEOS Laundry’를 더욱 발전시켜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한 것이다.

에네오스는 지난 1월 15일 히로시마시의 ‘요시미엔(吉見園)주유소’에서 ‘세탁 대행 서비스’의 실증 시험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세탁 대행 서비스란 고객이 직접 주유소에 찾아와 세탁하고 자기 세탁물을 찾아가는 빨래방 서비스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서비스다. 즉 고객이 주유소에 세탁물을 맡기고 나중에 세탁물을 찾아가거나 주유소 직원이 고객이 맡긴 세탁물을 세탁한 뒤 고객에게 다시 배달하는 서비스까지 포함된다.

빨래가 고민인 맞벌이/고령자가 타깃

에네오스는 “최근 맞벌이 부부와 고령자 세대의 증가에 따라서 가사 시간을 줄이는 것에 대해 고객들의 니즈가 크게 높아졌다”면서 “세탁 대행을 비롯한 가사 대행 서비스 비즈니스의 전체 시장 규모가 현재 80억엔 규모에서 10년 후 약 120억엔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ENEOS Laundry’의 세탁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주유소가 고객 세탁물을 살균·세탁·건조까지 모두 마쳐서 세탁물을 고객에게 돌려준다. 시간에 쫓기는 고객은 주유소의 세탁 대행 서비스 영업 시간이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사물함에 세탁물을 맡기고 세탁을 의뢰할 수 있다.

매장 접수에선 직원이 상주해서 여러 가지 상담이 가능하다. 메뉴는 기본 서비스로 일반 의류, 이불과 담요 등 2가지 코스를 라인업으로 내세웠다. 또한 ‘스피드 마무리’ 등의 추가 메뉴도 설정했다. 일반 세탁물 서비스에 비해 빠른 속도로 세탁을 마치는 옵션을 정해 요금을 더 붙인 것. 에네오스의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내내 고객들의 집까지 주유소 직원이 오고 가면서 세탁물을 수거하고 다시 배달하는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설형/단독형 비교 실증까지

에네오스는 세탁 대행 서비스의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 정밀한 실증 방법도 계획했다. 주유소에 병설된 세탁 대행 사업과 세탁 대행 단독 점포의 운영 실태를 비교하기로 결정한 것. 2개 점포를 동시에 운영해서 ▲매출과 수익성의 차이 ▲판매 방법과 영업 방식의 비교 ▲운영 비용에 따른 효율성 체크 ▲직원 교육과 대응 매뉴얼의 차이 등을 검증해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실증 점포를 얼마나 확대할 것이며 다른 사업자들과 비즈니스 제휴를 어떻게 맺을 것인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의 장기 비전은 연료 공급 측면에서 차세대 에너지 소매의 인프라 기능에 충실하되 동시에 지역 주민들의 생활 편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있다. 향후 양자의 조화가 진정한 미래형 주유소의 비즈니스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에네오스 관계자의 말이다.

주유소에 방문했다가 세탁 대행 서비스를 발견한 고객들의 반응은 굉장히 폭발적이다. 특히 주부 고객들보다 노령자의 호응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이 요시미엔주유소의 설명이다. 이 주유소의 관계자는 “의류 세탁물보다 이불과 담요 등 노령자가 컨트롤하고 세탁하기엔 부피가 큰 세탁물에 대해서 수요가 더 많은 것 같다”면서 “주택들이 밀집한 곳에 위치한 주유소라면 초기 사업 리스크는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